Friday, April 5, 2013

세상을 보는 눈..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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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겐국에서 온 한 사람이 티벳 벌판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티벳땅을 밟자마자...
여기저기 아무데서나 마구 존재를 드러내고있는 악령과 귀신들을 진압하였다..
무엇으로 진압하였을까?
커다란 눈을 부릅뜨고 협박하였을까?
오만한 심장을 향해...지옥의 열기로 벌겋게 달아오르는 화살 날렸을까?
그의 무기는 부처의 눈이었다...
그는 일상의 마음이 자아내는 형상이라는 환영을 넘어서서...
본래부터 존재하였지만 따로 존재한 적도 없는 릭빠의 자각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 부처의 눈은 그들을 변모시켰고.. 그 이전의 삶을 버리게 하였다...
이렇게..그는 빗자루로 쓸듯이..티벳땅 전체에 널부러져있는 신령들을 모두 쓸어내었다..

그의 이름은 연화생이었다...
그 때 그가 사용한 무기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남겨져 있다...
그리고 이것은 그가 세상을 보는 방법이기도 하였다....

"나의 마음은 부처의 마음으로 빛나고 있으니...
이 눈부신 자각에 악령과 귀신들은 조복하고...
또한..모든 관념들을 마음으로 자각하고 있으니...
악령과 귀신들을 다루는 것이 두렵지 않다...
대공의 만달라 속에서...지수화풍 사대는 녹아서.. 광대한 심연으로 사라지고...
형상이 없는 이 텅빈 본성 속에서.. 귀신도 없고.. 악령도 없음을 본다...
그대 어떤 환영 드러내더라도...
나는 조금도 흔들리거나 움직이지 않으며...
마음은 그 모습조차 사라지리니..
나를 거부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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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여기있다...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은 저마다 다르다...
부처의 청정한 눈으로 보니.. 정토가 거기있고...
중생의 오염된 눈으로 보니.. 예토가 여기있다...
여기있다 저기있다 하지만... 본래 두개의 다른 세상이 있는 것 아니며..
두개로 보지만.. 하나임이 분명하다...
눈이 두개가 아니듯이... 세상도 둘이 아니다...

정토는... 눈부시게 빛나거나 아름답게 장엄된 세계가 아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과 분리된 어떤 곳인 것도 아니다...
세상안에 있지만 미처 못보는 세상이고...
릭빠(비드야)의 눈을 지녀야만 비로서 보이는 세상이기도 하다...
릭빠의 눈으로 볼 때... 세상은 더러운 세상이 아니다...
더러운 세상이 아니며... 온갖 고귀함과 상서러움을 지니고 있으므로...
꽃과 향에 비유하고.. 보석에 비유하여... 그런 모든것으로 장엄되어있다고 표현한다...
이와같이 정토는 부처의 눈으로 보는 세상...릭빠(비드야)의 자각으로 보는 세상이다...
릭빠(비드야)의 자각을 항상 지닌자를 `비드야다라`라고 한다...
그들은 항상 세상을...예토가 아니라 정토로 본다...

그러나 우리는 마릭빠(아비드야)의 눈을 지니고 더러움을 보는 샤만이다...
미신을 지닌 이 미개한 종족은 항상 타락과 방종을 보고..악령과 귀신을 본다...
그리고 자신의 눈에 맞추어...정토를 부정한다..

부처와 보살 마하살은.. 정토에 머무른다 한다...
아쌍가는 도솔천이라는 정토에 머무는 미륵보살을 만나러 갔다...
연화생은...티벳을 떠나 지금은 연화광정토에 머무신다 한다...
오선정불마다 존재가 있고 머무시는 곳이 있으니...
서방에는 서방정토... 동방에는 동방정토...북방에는 북방정토가 있다 한다...
우리는 서방정토를 염원하고.. 아미타부처님을 친견하길 원한다....
또 다른 정토들이 여기저기 질리도록 깔려있고...
듯도 보도 못한 다른 부처님이 사방에서 손짓하고 있다는 것까지 기억할수는 없다...

정토 없이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정토는 모든 것이 비롯된 바탕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이 있기위한 공간이 거기있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다양한 의식이 거기있고...
의식의 움직임에서 일어나는 형과 상이 거기있다...
육도 윤회가 이 안에 있고... 열반적정도 이 안에 있다...

세상에는 깡 린뽀체나 초 마팜같은 성지가 있다..
그곳은 인간의 언어가 가진 온갖 미사려구가 동원되는 곳이고...
사람의 마음을 현혹하는 환각으로 버무려져있는 곳인 듯하다...
사실상.. 거기에는 크고작은 돌들이 널부러져있고...물비린내가 모래를 적실 뿐이다...
그러나...이러한 성지는 릭빠의 눈으로 보았을 때...
정토를 장엄한 대만달라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성지를 순례한다는 것은 릭빠의 자각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이러한 곳은...어찌보면 바람드세고 황량한 벌판일지 모르지만...
비드야의 눈으로보면...본존과 성중이 깃들어있는 정토의 만달라인 셈이다...

마음이라든가...그것이 바라보는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말한다...
그와같이...여행자가 바라보는 풍경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정토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토 아닌것에서 정토인 것을 따로 떼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토는 존재한다...
일체의 마음과 현상 기운이 존재하기 이전의 원초적 바탕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토가 없으면 부처도 오지않고...가지 않는다...
불법도 없으며... 불수행도 존재하지 않으며... 성취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