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덮힌 나라는..
무수히 많은 호수를 품고 있고..
그 가운데...유독 푸르게 빛나는 호수가 하나 있어.. 마팜이라 하였다...
길상함이 탁월하고...
여덟가지 조건에서 모자람이 없으니...
세상 사람들은.. 그곳을 여덞가지 공덕을 모두 지닌.. 팔공덕수(八功德水)라 부른다...
인도의 항하수(恒河水)가 성스럽다는 것은 한가지 이유다...
그것은... 항하수가 마팜에서 흘러 나왔다는 것이다...
...
마팜 윰초...
마팜은.. 정확히...마팜 윰초이다...
팔공덕수(八功德水)...라피스라즐리의 빛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물빛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우리라..
이 빛은 텅빈 허공...다르마다뚜(法界)의 빛이다...
모든 거기에서 솟아난다는 우주의 어미... 그 본질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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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마 라쪼...
마팜은 빼마 라쪼이다...
여덟 꽃잎으로 된 연꽃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법계(法界)의 청정한 자각인..릭빠가..
즈냐나(本初智)의 모습으로 강렬하게 품어져 나와 푸른 빛으로 장엄하는 곳이다...
어쩌면..설산(雪山) 깡까르 띠세(까일라스)는 그를 장엄해주는 테두리 장식일 뿐이다...
빼마 라쪼는 여덟개의 꽃잎이고...그 가장자리에는 네 방위에 문이 하나씩 있다...
호수 동쪽 가장자리에는...
천안(天眼)을 지닌 자라면 볼 수 있다는 장미 사과나무가 한그루 서있다...
불교에서 그것은.. 우리가 사는 남방의 잠부링(南贍部洲)을 키워내는 생명나무라 부른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에덴의 사과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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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바따쁘따..
마팜은 아나바따쁘따.. 즉 `청량호(淸凉湖)`이다..
나가의 왕, 아나바따쁘따가 사는 곳이고...
결코 더위에 의해.. 차가운 청정함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하기에 그 곳에는 다섯 나가의 왕이 산다...
그 곳은 진정... 나가(龍)의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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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슈리 대반열반경에 이르기를...
사꺄무니 부처님의 열반 뒤에.. 만주슈리는 설산(雪山)으로 가셨다...
혹자는 오대(五臺)로 갔다고 하지만...
경전의 말 그대로...그가 가셨다는 설산(雪山)은 어디인가?
부처님은 항상 성스러운 설산(雪山)에 대해 말씀하셨다....
한 여름에도.. 눈의 흰빛을 결코 잃지 않는다는 설산...
밀라레빠가 부처님의 예언에 따라 찾아갔다는 그 설산...
중국 한역경전에서 오대산으로 바꾸어넣기 전에는...
산스끄리뜨 원전에.. 히말라야에 있다고 하는 그 설산(雪山)...
부처님들이 새카맣게 모여들어 바즈라빠니를 축복하였다는 그 설산(雪山)...
어느 부처님이 짜끄라삼바라의 모습으로 나타나..
봉우리 정상에서.. 33천의 천인들에게 문수진실명경을 설했다는 그설산...
사꺄무니 부처님께서 아나바따쁘따라는 나가의 왕에게..능가경을 설했다는 그 설산...
그 설산은... 의심없이 깡까르 띠세.. 하얀 눈으로 덮힌 산(白雪山)이다...
그곳은.. 한 여름에도 다른 봉우리처럼 어두운 황색의 민낯을 드러내지 않고...
희고 흰 빛으로..주변의 산 중심에서 고고하게 빛난다...
만주슈리는.. 향산(香山)으로 가셨다...
향산(香山).. 간다만다나는... 분명 깡까르 띠세(雪山)의 다른 이름이다...
이 향산은 다섯개의 봉우리로 `아나바따쁘따`..즉 청량호를 둘러싸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오대(五臺).. `빤짜시까`라고 한다...
빤짜시카(五臺)가 둘러싸는 이 호수는 수백리이고..
이 곳..아나바따쁘다(아나바달다)에서는 네개의 강이 흘러나간다고 한다..
소승경전에서는 그 곳을 아노닷따(아뇩달)라 하였다..
그 곳에서는 강가.. 신두.. 바차.. 사타..라는 네 강이 흘러나가고..
아나바따쁘따라고 하는 나가의 왕이 산다고 하였다...
지금은.. 동쪽의 브라마뿌뜨라..남쪽의 까르날리...서쪽의 쑤트레즈..북쪽의 인더스라 부른다..
그것만이 달라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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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에 있고..
설산(雪山)이라 하고..
빤짜시카..즉 오대(五臺)..향산(香山)을 포함한 다섯 봉우리가..
아나바따쁘따를 둘러싸고 있다는 곳..
그 곳에서 네개의 큰 강이 발원한다는 곳은 어디일까...?
그것은..아마도 여기 마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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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팜.. 아나바따쁘따는..사꺄무니 부처님의 가피가 서린 곳이다...
사꺄무니 부처님은..
어느날 오백명의 아라한을 데리고 설산을 찾아와서...
깡까르 띠세를 예경하면서.. 네개의 성스러운 인장을 찍었다...
그리고 깡까르 띠세 서편.. 당간(다르보체) 위에 있는 화장터에서...
마팜에 있는 나가의 왕.. 아나바따쁘따에게 능가경(楞伽經)을 설하였다...
그 바위는 천연의 법좌(法座)이다...
그리고나서...
사꺄무니께서는.. 오백명의 아라한과 함께.. 이 호수 주변을 거닐었다....
나가의 왕 아나바따쁘따는.. 호수 속에서 오백 한개의 연꽃이 피어나게 하였다...
사꺄무니 부처님은 연꽃 가운데에 앉아서 다르마를 설하기 시작했고...
나가국의 제자들은 법을 듣기 위해 그 꽃을 둘러싸고 앉았다...
나가의 왕은 사실상... 불법(佛法)을 펴기 위해 나가의 형상을 취한 부처님이었다고 한다..
이 때...나가의 왕은 물의 기운을 확장하였고...
강물이 불어나게 하여... 주변세계를 적시고..
꽃과 과실수와 약초와 숲이 늘어나게 하였다고 한다...
...
마팜 윰초.. 아나바따쁘따는 겁나게 크다...
꼬라를 돌자면 일주일은 꼬박 걸어야 한다...
걸어야 하는 총 길이는 134 km이고.. 걸어가는 가장자리의 해발은 4,600 m이다...
티벳인들은 마팜을 돌기 위해.. 겨울을 선택한다 한다...
땅이 아닌... 마팜 가장자리를 덮는 얼음수면을 밟고 돌 수 있기 때문이다...
길이가 짧아지고... 걸음이 편해질 것이다...
꼬라를 도는 과정은 무미건조하다...
도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거의 유일한 것은 곰빠이다...
여덟개의 상징적인 사원이 있다지만..그다지 중요하지는 않다...
마팜의 길상함은 호수의 물과 주위의 흙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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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팜 동편에는 쎄라 룽 곰빠가 있다...
마팜 만달라의 동문이다..
이곳이 꼬라가 시작되는 곳이다...
티벳 동쪽에서 온다면...
그러니까.. 티벳중부에서 오거나
네팔에서 올라온다면..자연스럽게 이곳에 당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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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라를 돌고 예경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지난 번에 잘 이야기 했다...
마팜의 꼬라는 지극히 수승하여...
근기가 있고 인연이 있는자라면... 일체 장애를 넘어서 부처(佛)를 이룰 것이라고도 하였다...
팔공덕수인 마팜의 물은.. 입으로 먹거나 씻는 공덕이 매우 크다고 한다...
먹고 씻는 순간 누생의 업(業)이 씻겨나간다고 한다...
우리는 이곳 쎄라 룽 곰빠에서 마팜의 물에 몸을 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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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팜의 꼬라는 네가지가 포인트이다...
꼬라를 돌고 예경을 하는 것이 첫번째 포인트이고..
물을 마시고 씻는 것이 두번째 포인트이고...
이곳에 있는 수승한 모래와 귀한 돌이 세번째 포인트이고...
꼬라를 돌며 가끔 만나는 동굴과 곰빠가 네번째 포인트이다...
..
쎄라 룽 곰빠에서 1.5km가량 남쪽으로 가다보면... 금강승의 법을 수호하는 세 보살의 궁이 보인다..
있다는 것은 육안으로 보인다는 뜻이 아니라... 천안(天眼)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세 보살이란... 신체의 호법존인 관세음... 언어의 호법존인 문수...마음의 호법존인 금강수이다...
육안으로는 호수 바깥으로 올려다 보이는 봉우리들을 말한다...
예로부터.. 마팜 호숫가에는... 온갖 보석들이 널려있었다고 한다...
거기에는 금 은과 같은 귀금속... 루비..청금석 등이 지나치게 널부러져 있고...
오색(五色)으로 빛나는 모래는 남빛 물과 어루러져..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을 주었다고 한다...
이 봉우리 아래에 있는 호수가에는... `제마 낭가`라고 하는 길다란 보라색 모래 띠가 나타난다...
거기에 가면... 모래 만달라를 장엄할 때 쓰는 오색(五色)의 모래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천연 오색의 모래를 말이다...
그 모래는... 심지어는 맛을 보기도 하는데...
이 모래를 맛봄으로서 얻는 가피는...마팜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가피 중 하나이다...
이 모래는 채취가 가능하다면... 눈꼽만큼이라도 담아오라...
가피는 량에 있지않다는 것을 기억하고.. 욕심내지 마라..
마팜의 최대가피는... 이 모래를 맛보고..
가능한한 마팜의 물에 적시고 마시는 것이다...
이 물리적인 성분들은... 두가지 장애를 탈각시키는 강력한 힘이 있다...
...
끝없는 길을 따라.. 한없이 가다보면..
남쪽으로 가는 중간 쯤에 따시 곰빠가 있고...
온 것만큼이나 더 가면...호수의 남쪽에 가까워질 무렵...
녜고 곰빠가 나타난다...
이곳은 인도의 대학장.. 아띠샤가 티벳 땅으로 건너 올 때 몇일 묵었던 곳이다...
인도에 있는 벵갈에서 출발하여..
그 근처에 있었다는 티벳의 구게왕국으로 가던 길에 말이다...
그는 이 설원의 빛에 무척이나 압도되어버렸다...
그냥 갈 수 없었다...
..
그곳을 지나 호수 남쪽 모퉁이를 돌 때 쯤이면...뚜고 곰빠를 만난다...
여기는 마팜의 남문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몸을 씻을 수 있는 곳이다...
몸을 씻을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장소라고 한다..
마팜의 성수에.. 가능한한 오래 몸을 적시고 마시라...
우리는 지금 가피로 몸을 물들이는 중이다...
겁나게 차가울 수도 있다...
하지만 거부하지 마라..
그 거부는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다..
..
이곳은 가을에 가장 늦게 얼음이 얼고... 봄에 가장 먼저 얼음이 녹는 곳이다...
이 뚜고 곰빠 바깥으로는 성산, 굴라 만타따가 있다...
이 산은 멘모 남갤이라는 여신이 사는 곳이고.. 다섯개의 작은 봉우리를 곁에 두고 있다...
이곳은 불멸의 여성불...보신(報身)의 부처..사라스와띠의 거처이기도 하다...
깡까르 띠세인.. 까일라스에서 정면으로 건너다 보이는 산이다...
숨겨져 있고.. 아직 열리지 않은 비밀의 성지이다...
..
남쪽을 휘돌아서.. 서쪽으로 가다보면... 괴쭉 곰빠가 나타난다..
여기에 괴짱빠가 머물렀다는 동굴이 있다...
그는 깡까르 띠세에서 둑빠 까귀를 크게 선양한 인물이다...
괴쭉 곰빠는 그 동굴의 확장된 모습이다...
그리고..아띠샤께서 수행했던 동굴이.. 이곳 호숫가에 있다고 한다...
인도에서 오는 이들은..
굴라 만타따를 오른쪽에 끼고 지나서.. 이곳에 처음 당도할 것이다...
치우 곰빠를 지나.. 깡까르 띠세..아니 그들의 까일라스로 들어가거나..
마팜호수 북편으로 들어가면서.. 마팜의 꼬라를 돌 수도 있을 것이다...
..
여기에서 북서방으로 나아가면...북쪽으로 돌아가는 모퉁이에..치우 곰빠가 있다...
이 곰빠는 바위 봉우리 위에 얹어져 있다...
여기에 있는 작은 동굴에서.. 빠드마삼바바께서 수행을 하셨다..
근처에서 물이 빠져나와... 그 옆에 서쪽으로 있는 랑가...락사스딸로 들어간다...
정확히 서쪽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가 서쪽에서 몸을 씻는다는 곳이다...
다시 한 번.. 마팜의 청정한 가피를 입과 피부를 통해 흡수하자...
..
호수 북편에는 체르낍 곰빠가 있다...
그곳 뒷편 절벽에는 동굴이 하나 있다고 한다...
사꺄무니 부처님은 일찍이 이곳에 오시기 전에 예언을 하시길...
그와 그의 아라한 제자 오백명이 마팜호수를 예경하기 위해 머무를 동굴이라 하였다...
..
예경을 하며 좀 더 앞으로 나아가면.. 정북편에 랑보나 곰빠가 있다...
그 곰빠는 코끼리의 기다란 코같이 생긴 봉우리에 서있다...
그리고...그 앞으로는 랑첸 푹이라는 동굴이 호수가 근처에 있다...
이곳은 북편에서 마팜의 물을 만나는 또 하나의 장소이다...
..
그리고 오랜시간을 잊어버리고 돌아가면..
우리가 꼬라를 출발했던 그 곳.. 쎄라 룽 곰빠에 당도를 한다...
이 때...
우리의 발은 매우 지치고...
여기가 어디인지도 관심이 없고...
무엇을 했는지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물은 푸르나..
그 길에는 특별한 것이 없고...
파도는 물냄새를 풍기고.. 새들이 공중을 배회하는 곳...
이곳은 나에게 무엇이었나...
거친 생각이 지나치게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곳은..법계의 청정한 자각의 빛이...
두가지 장애를 허공처럼 비워버리는 곳이 분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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