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서 무언가가 올라와서 둘러 매고 나온 베낭 속에는...
규칙없이 발이 가는대로 흔들거리는 발걸음 속에는..
가는 길에 멈추어서 바라보는 들꽃 한송이 속에는..
이유없이 들추어보는 강변의 돌 밑에는..어떤 의미가 숨어있는지도 모른다..
일상의 행위를 모두 내려놓고..
성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마음을 안으로 모아..밖으로 흔들리지 않고...
매 순간에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의 힘을 적용한다면... 우리는 순례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순례의 시작이고.. 이것이 순례의 중간이고 이것이 순례의 끝이다...
성지(聖地)는 성취의 수단이다..
나로빠는 거지였다..
일상을 버렸기 때문이다..
나로빠는 순례자였다...
성지를 돌며 수행을 했기 때문이다..
..
순례가 수행이 되는 길은...빠드마삼바바께서 취하셨던 길이다..
그후로 이와 같은 행위는 모든 마하싯다들의 모델이 되고...
닝마 전승자들의 길이 되었다...
마하무드라의 길을 가는 자들이나.. 족첸의 길을 가는 자들은 다 이랬다...
이것은 하나의 시스템이 되었다...
그들에게 성지는 특히 24대성지는 본초불이 하강한 곳이고 적노백존의 거처였다..
마하무드라의 본존인 짜끄라쌈바라가 머무는 거처였고..
일체 부처님의 마음의 힘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곳으로 순례를 하거나..머물러 명상하면서...자기 안의 깨달음을 촉발시켰다..
그들은..
판에 박아놓은 인습을 버리고...
한곳에 지나치게 오래 머물지 않고...
성지를 돌며 수행하였다...
마하싯다 조기빠는 본디 무뇌아였다...
스승이 준 근본 지침들이 무엇을 말하는지조차 이해를 못했다...
그리고 잠시도 안주를 못했다...몇초 후면 엉덩이를 들고 일어났다..
스승은 말했다...
``넌 암것도 하지마~~!``
``지팡이 하나 짚고.. 내가 표시해준대로 성지를 돌아... 그냥 계속 돌아..``
스승의 말을 잘 듯는 그였기에...
그 지시를 목숨처럼 여기고.. 표시해준대로 24대성지를 돌았다...
그는 하는 것이 없이 그냥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길은 너무나 길어서..적어준 만뜨라를 따라서 해보았는데... 다행히도 이것은 암기가 되었다...
그것은 짜끄라쌈바라의 심주(心呪)였다...
성지를 순례한지 12년 만에...그의 업장이 다 녹아내렸다...
번뇌가 비에 맞은 모닥불처럼 모두 사그라지고.. 마하무드라의 궁극적인 경지에 도달하였다..
우달리빠라는 성취자가 있었다..
그 역시 24대성지를 돌면서.. 각 성지와 연관된 공행모(空行母)의 진언을 외웠다...
성지순례는 중생들을 돕기위한 방편이 된다...
빠드마삼바바는 깨달은 성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장 뛰어난 제자 예세쪼갤을 데리고 떠나..방랑하였다..
한곳에 머무르지 않았고.. 대지를 방바닥으로 하고.. 하늘을 지붕으로 삼았다..
오랜기간 동안 히말라야의 거의 모든 곳을 돌면서 사람들을 도왔다...
이와같이...성지순례는 좀 더 포괄적인 부분이 될 수 있다..
그 후..이것은 닝마전승의 시스템이자.. 닝마의 수행자라는 표시와 같았다..
닝마의 전승자들이 사원을 세우고..
지위를 운운하게 된것은 얼마되지 않은 일이다..
19세기의 대성자 샵까르를 보라...
그의 삶은 그렇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이었다...
빠뛸 린포체는 그런 그를 사모하였다...
그는 닝마의 떠도는 요기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고...
대승의 보살의 삶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성지는 모든 것을 증장시킨다...
모닥불을 피우면.. 그 따사로움이 주변으로 확산된다...
마찬가지로..성지의 빛은 그 범위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감화시킨다..
아무리 작은 선한 자량이라도 크게 키워주고... 업과 번뇌의 무게를 작게 줄여버린다..
성지의 빛은 그 안에 들어오는 자의 인습을 녹이고.. 업의 패턴을 바꾸어버린다..
성지는 공덕의 대원천이다...
쉽게 공덕을 쌓아올릴 수 있고... 그 결과 수행을 성취할 수 있다...
..
살아서는..
행운을 일으키고.. 수행력을 키우고.. 가르침이 스며들고..배움은 일취월장한다...
죽어서는..
바르도의 과정을 순조롭게 한다..
환생의 순간에는..
성지의 기운은 저마다 다르다..
대성지는 큰 기운이 있고...작은 성지는 작은 기운이 있다..
24대성지에 속하고.. 3대 성산(聖山)이기도 한 띠세..랍치..짜리는 그 기운이 남다르다...
띠세는 까일라스이다...
띠세는 히말라야 서편에 있고.. 랍치는 중간에 있고.. 짜리는 히말라야 동편에 있다..
..
가르침은 이렇게 약속한다..
깡 린포체(까일라스)를 순례하는 자는...3생 안에 깨달음을 성취할 것이다..
신심을 가지고.. 쪼 마팜(마나싸로바)을 도는 자는...한순간에 부처에 도달할 것이다...
..
그곳에서 죽는 순간에 흔들리지 않는 선정에 머무른다면..
바르도의 마지막 순간에 윤회 육도의 문이 닫히고...
오선정불의 정토 혹은 구루린포체의 연화광정토에 나게 될 것이라 하였다..
..
설령 깨달음을 성취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여러 신통을 누리게 된다고 하였다..
하늘을 날거나.. 바위를 지나가거나..미물의 언어나..다른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했다..
..
오역죄를 지은 자라도 그 죄가 소멸된다 했다...
성지의 혜택은 마음의 동기에 따라 바뀐다..
성지의 혜택은.. 동기를 가지고 첫발을 떼는 그 순간부터 일어난다..
그러나 성지가 거기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
그 곁을 가까이 지나간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므로.. 그 대상에 대한 공경심이 일어나서 그 대상을 도는 것이...
성지의 은혜를 누리는 출발점이다..
동기가 선하고.. 마음에 신심이 있다면...
까일라스와 같은 대성지는... 몇 억배의 증장효과가 있다고 한다...
내가 지니고 있는 그게 무엇이든....
때에 따라서 증장의 혜택은 다르다..
말,양, 닭,원숭이에 해당되는 달이나 해에는... 그 효과가 크게 증폭한다고 한다..
까일라스는 말의 해를 귀하게 여겨...12년마다 부처님오신 날에 큰 행사를 연다...
대성지에 사람들이 미어터지게 오고... 장사꾼들도 보따리를 끌고와서 인간시장을 이룬다..
그때마다..따ㄹ보체라는 커다란 당간(幢竿)에 무수한 룽따를 달아서 일으켜 세운다...
그러나 잘 못 가지마라... 허허벌판만 볼 수 있다...
티벳의 부처님 오신 날은 우리보다 한달 느리다...
사소한 행위도 크게 증폭된다..
예를 들어..대성지에서 방생을 하면... 1만배 효과가 더 있다 한다..
성지의 증장효과는 역으로도 작용한다..
성지에서 생명을 죽이거나.. 인색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등의 행위를 한다면...
그 악업은...수미산(須彌山)만큼이나.. 우주해(宇宙海)만큼이나 커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성지(聖地)를 가는 자는.. 자기마음을 잘 관찰하고...잘 운용해야 한다...
동기와 신심 -- 내가 가진 신심(信心)은 성지순례(聖地巡禮)의 핵심이다...
이것이 없다면..당장 돌아가라...
신심이 없으면...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부처님이 적노백존(寂怒百尊)들이 거기 있다고 여겨야 한다...
신심이 있다면... 그 사람의 행위는..성지의 빛으로 변형될 준비가 되어있다...
출리심-- 두고 온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다... 두고 온 일은 잊어버린다..
일상의 습관적인 행동도 여기서는 하지 않는다... 모든 면에서 좀 더 단순해지도록 한다...
오로지 순례하는 대상에만 머무른다..
계율 -- 한번 시작했으면 멈추지 마라... 그게 성지순례의 제1원칙이다...
순례 과정에서.. 죽이거나 훔치거나 남의 사람을 넘보거나..술 같은 거 마시지 마라...
배고프다고... 들짐승이나 벌레 잡지 말고...물고기도 잡지마라...
내 배고프다고 옆사람보다 밥그릇에 많이 덜지마라... 그것도 도적질이다..
그리고 좀 덜 중요하긴 하지만...
대소변도 조심하고..침도 뱉지 말고.. 코도 풀지 말고.. 방귀도 조심해라..
부처님 앞이다...
배낭 속에 넣어야 할 것-- 흰색 카닥을 준비한다.. 부처님을 만나러 가는 거 아닌가..!
성지순례에서 공경의 그 대상을 만나거든 카닥을 바치라...
더불어.. 1회용 버터등 몇개, 향 등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가족들의 머리카락 혹은 손톱을 모은다...
그리고 까일라스 같은 대성지를 돌다보면 화장터가 나타날 것인데...거기다가 내려놓고 가라..
자기 꺼는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돌다보면 어짜피 많이 흘리니까..
까일라스 북편 언덕을 오르다 보면...씰와쩰이라는 화장터를 만난다...
보드가야 옆에 있다는 시따바나(尸陀林)이 조용히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역사에서 보면.. 그런 사례들이 무척 많이 나타난다...
거기에 유품을 내려놓으면...바르도 과정이 순조로워지고... 내생이 겁나게 좋아진다고 한다...
병을 몇 개 가지고 간다.. 작은 걸로...
성지의 일부는 성지 전체와 다름이 없다고 하였다...
흙이거나 물이거나 풀이거나...성지의 중요한 부분에서 소량씩을 채취해온다...
특히 마팜호수(마나싸로바)는 씻거나 마심으로서 오는 혜택이 매우 크다...
물을 포함하여...재료를 준비하여... 작은 탑이나..불상을 조성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그 탑이나 불상은 자신의 가까이서 성지를 대신할 수 있다...
갑자기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업이 녹고.. 장애가 소멸하면서 나타나는 증상들이 있다..
눈물... 왈칵 쏟을 수 있다... 얼마가 나올 지 모른다..
기쁨--뽕맞은 것처럼 알딸딸해가지고... 실없이 헤죽거리고...이세상인지 저세상인지 모른다...
환각-- 지형이 마구 변하거나.. 안에서 환시가 일어날 수 있다...
경공 -- 몸이 공기처럼 가벼워져서 통통 튀는 것 같다..
어쩌면 바위에 발자욱이 찍힐지도 모른다... 그러면 큰 일 난다..
이런 신통이 일어나면.. 이생에..육도 윤회계를 마감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조심하자...
성지(聖地)의 심장에 도달했다면...
이제 성지순례의 핵심적인 부분은...꼬라를 도는 것이다..
어떻게 돌 것인가.?
첫째는 꼬라를 돌며 절을 한다...
우측에 끼고 도는 대상이 부처님이거나 성중(聖衆)이라고 생각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움직이며... 목적하는 진언(眞言)을 외우며 절을 한다...
이때...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을 매순간에 적용시킨다...
몸으로는 절을 하고.. 입으로는 만뜨라를 하고.. 마음으로는 예경하는 대상에서 떠나지 않는다...
잡념이 끼어들어 이런저런 생각으로 배회를 하거든....
얼른 알아차려... 그 세가지 행위만이 존재하게 한다...
이게 된다면...순례는 진짜가 된다...
성지 가이드북에 써있는 말들이.. 구라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
꼬라를 돌기에 가장 좋은 성지는 `깡 린포체`(까일라스)..`짜리`이다..
돈다는 것은 공경하는 대상을 오른 쪽에 두고 도는 것이다..
그런 꼬라는 우회전으로 돌아야 한다.. 탑도 마찬가지이다..
도는 횟수는 3번.. 혹은 13번..108번이 가장 길하다...
둘째는 공양(供養)을 올린다..
흰색 카닥을 준비하여 올리도록 하고... 주요한 지점마다 버터등을 켜고 향을 사른다...
작은 종지를 준비한다면... 수공양(水供養)을 올려도 좋을 것이다... 특별한 곳에서만이라도..
이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걱정하지 마라...
꼬라를 돌며 땅에 온전히 엎드리는 순간... 그 절을 올리는 나자신이 공양물이 되게 해라...
성스러운 이 땅에 던져진 내가.. 던질 때마다 부처님께 올리는 만달라공양이라고 생각해보라...
어둠이 오면 .. 모닥불을 피워 부처님께 연공(煙供)을 올리고...
조용히 한 곳에 자리를 잡고..부처님 곁에 눕는다...
천막을 친다면 머리 두는 방향은 꼬라 안쪽이다..
불경스럽게 부처님방향으로 다리를 뻗을 수는 없잖은가..
13번은 길한 숫자이다...
순례가 수행이 되길 바라는 자는...꼬라를 13번 도는 것을 고려해보자...
오체투지(五體投地)로 가는 것이므로..까일라스라면 두 세달은 족히 걸릴 것이다...
걱정하지마라..
돌다가 죽는다 하더라도.. 대성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잖은가..!!
만약에 거기서 죽는다면 이렇게 생각하라...
나는 정말 억세게 운이 좋은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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